당뇨병을 진단받고 건강관리에 힘쓰기로 결심한 A씨와 B씨. A씨는 다양한 음식물을 적정량 섭취하며 식습관을 조절한 결과 당화혈색소(2~3개월의 평균혈당) 수치가 8.5%에서 6.8%로 조절되었다. 반면 B씨도 당뇨병에 나쁘다는 초콜릿, 사탕 등 단 음식을 기피하고 건강관리를 위해 과일주스와 견과류 등을 챙기며 식습관 조절을 하였으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7.9%에서 7.8%로 큰 변화가 없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단 음식은 무조건 당뇨에 나쁘다?
당질은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제공해 주며, 활동하는데 꼭 필요한 중요한 에너지원인 반면 혈당을 높이는 주된 영양소입니다. 당질은 구조에 따라 단순당질, 복합당질, 식이섬유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당질은 당이 1~2개로 연결된 단순당질입니다. 단당류와 이당류가 단순당질에 포함되며 이당류 중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된 자당이 우리가 알고 있는 설탕입니다.


단순당질은 우리 몸에서 쉽게 소화, 흡수가 이루어져 짧은 시간 내에 혈당을 높입니다. 당뇨병이 아닌 일반인의 경우 적절한 인슐린의 작용으로 단순당질을 먹어도 혈당에 크게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 작용이 원활치 않아 식후 혈당이 급격히 상승될 수 있으므로 단순당질로 된 설탕, 꿀, 시럽 등이 들어간 단 음식은 가급적 피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단음식을 기피한 B씨의 검사결과에 약간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B씨의 경우 단순당질의 섭취는 조절하였다 해도 과일주스의 양이 많았다면 이 또한 혈당조절에 문제를 줄 수 있습니다. 과일에도 당질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과일의 당질은 단순당이 아닌 여러 개의 당으로 연결된 다당류(복합당질의 구조) 형태여서 단순당질처럼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는 않지만 과일의 먹는 양이 많아질 경우 전체적인 당질의 섭취량이 많아져 혈당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액체형태인 주스의 경우 고체형태보다 소화, 흡수가 더 용이하여 쉽게 혈당을 높일 수 있습니다. 블루베리의 경우 10대 건강식품에 선정될 정도로 항암작용, 항산화작용, 심혈관계 질환 예방 등의 다양한 건강상의 효능이 있어 무조건 좋다는 인식으로 섭취량이 많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블루베리도 과일로써 양에 제한없이 이용하다보면 오히려 혈당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1일 과일 섭취는 사과 1/3개 또는 바나나 1/2개 또는 귤 1개, 블루베리 80g(종이컵 1/3~2/3컵) 정도를 1일 1~2회 이용하는 정도가 적당합니다.

 

또한 과일류는 먹는 시점도 중요합니다. 식사직후의 후식 개념보다는 식간에 허기질 때 이용하는 간식으로 이용할 것을 권하는데 이는 후식으로 식사와 함께 과일 간식을 이용할 경우 한 번에 섭취하는 당질의 양이 많아져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단 음식 못지 않게 당뇨에 좋지 않은 기름진 음식.
지방은 1g 당 9kcal로 동일한 1g의 당질, 단백질보다 칼로리가 2배 이상 높습니다. 지방의 경우 식후 1~2시간 이내로 바로 혈당을 올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흔히 혈당조절에 큰 문제를 줄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지방은 음식물을 위에서 천천히 배출시켜 혈당을 서서히 높입니다. 결과적으로 '단 음식'만큼이나 '기름진 음식'도 당뇨에 해롭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하며 견과류를 자주 이용하는 모습들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가 풍부해 심혈관계질환 및 노화예방에 도움이 되고, 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육류에 많이 포함된 포화지방 보다 불포화지방을 이용할 것을 권하지만 이러한 불포화지방산도 지방 성분 중의 하나로 섭취량이 늘어날 경우에는 체중이 증가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체중이 증가할 경우(특히 복부비만)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혈당조절을 어렵게 해 당뇨병 발병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견과류를 이용할 경우에는 땅콩 8알, 아몬드 7알, 호두 1.5알 이내로 1일 1~2회 적당량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음식이 당뇨에 좋을까?
기본으로 당뇨병에는 도움이 되는 식품과 해가 되는 식품으로 이분화하기가 어렵습니다. 특정 음식을 골라 먹는 것이 아니라 적당한 양을 제때, 골고루 다양하게 섭취하되 몸에 해롭다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건강식이고 이를 실천하는 것이 당뇨식입니다.

 

이미 당뇨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 자신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식단을 구성하여 식사를 조절해 나갈 것이 아니라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인의 생활패턴에 따라 외식이 잦은 경우, 낮과 밤이 바뀌어 활동을 하는 경우, 업무상 식사시간이 불규칙할 수 밖에 없는 경우 등 다양한 생활패턴에 누구에게나 똑같은 식단이 적용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혈장조절에 좋지 않은 음식

권장 음식

육류

갈비구이, 삼겹살

전골, 수육, 샤브샤브

갈비탕, 설렁탕

생선매운탕, 생선지리

백반

김치찌개, 볶음밥

비빔밥, 백반류

중식

탕수육, 짜장면

냉채요리, 짬뽕, 우동

분식

칼국수, 라면

쌀국수, 만두국

 

 

 

비슷한 음식군에서도 위와 같이 권장되는 메뉴가 있고 그렇지 않은 메뉴가 있습니다. 당뇨병에 있어서 밀가루 음식이 안 되고 고기를 못 먹는 게 아니라 같은 재료라 하더라도 권장되는 외식메뉴처럼 기름기가 적고 채소가 충분하며 곡류, 어육류, 채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메뉴가 당뇨병에 좋은 음식이 될 수 있습니다. 단, 권장되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과식은 금물입니다.

 

 

당뇨병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당뇨병 발생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체중의 5~10% 정도를 감량하면 30%의 내장지방 감소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는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및 혈당조절 향상 등의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감소 시킬 수 있습니다.

 

특히, 전당뇨병(당뇨병 전단계)에서는 약제를 사용한 그룹(31% 발병위험 감소)보다 생활습관을 개선한 그룹(58% 발병위험 감소)에서 당뇨병 발생률의 유의적인 개선 효과를 보인 연구도 있었습니다.

체중을 줄이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기 위해서는 과다한 칼로리 섭취를 피하고, 특히 혈관건강을 위해 고지방 식품을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사는 특별한 음식을 갖춰먹는 특별식이라기 보다는 건강을 생각할 수 있는 골고루 먹는 건강한 상차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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